내 안의 숨겨진 정원

제 작품은 완벽해야 했습니다. 선은 반드시 곧아야 하고, 색채는 명확해야 하며, 감정은 통제되어야 했습니다. 연인인 지훈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어요. 우리의 데이트는 잘 짜인 각본처럼 흘러갔고, 저의 진정한 욕망은 캔버스에 숨겨진 밑그림처럼 감춰졌죠.

어느 날, 한 노년의 여성 화가의 전시회에 갔습니다. 그녀의 작품은 선도 색도 완벽하지 않았어요. 하지만画布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생생한 감정에 저는 압도되었습니다. 게스트북에 그녀가 써놓은 한 마디가 제 마음을 울렸습니다. “완벽함은 감정의 무덤이야.”

그날 밤, 저는 완벽함이라는 감옥 문을 열어젖혔어요. 캔버스 앞에 앉아 계획도, 초안도 없이 그냥 느낀 대로 붓을 놀렸습니다. 선은 굽어 있었고, 색은 엉망이었지만, 그 순간 저는 비로소 자유로워졌습니다.

지훈에게도 변화가 생겼어요. “나 이렇게 해도 될까?”라고 묻는 대신, “나 이렇게 원해”라고 말했죠. 그는 당황해했지만, 오히려 더 진실한 대화가 시작되었어요. 저는 비로소 완벽함이 아닌 진실함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습니다. 제 안에 숨겨져 있던 정원이 마침제 빛을 본 순간이었어요.